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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콜센터 상담원, 주운 씨

     < 목차 >     

 

프롤로그 : 콜센터 퇴사를 앞두고 

1장 나는 콜센터 상담원입니다 
2장 전화기 너머 당신과 나의 이야기 
3장 콜센터, 그 이상한 사회 
4장 삶은 삶 그대로 살아진다

에필로그 : 콜센터를 떠나며

 


     < 책 속으로 >     

주로 고객문의는 예매한 티켓의 취소를 요청하거나, 예매 방법, 할인 적용 방법을 묻는 간단한 것에서부터 본사나 공연 기획사에 확인을 거쳐야 하는 복잡한 것까지 다양하다. 인터넷예매가 어려운 분들께 전화로 예매를 도와드리는 일도 주요 업무다.
예매할 좌석을 미리 확인하지 않은 고객에게 남아 있는 좌석 위치를 안내해드리는 것, 전화예매 완료 후 취소 및 환불 규정을 안내해드리는 것은 어렵지는 않아도 꽤 지치는 일이다. 티켓 배송이 늦거나 취소 시 발생하는 수수료에 항의하는 고객, 취소마감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취소해달라는 막무가내 고객을 응대하는 것도 상담원이 해야 하는 일이다. _19~20쪽

 

콜센터 일은 자존감을 지키며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출근길마다 고객은 내가 아니라 회사에 화를 내고 있다는 것, 나는 정당한 노동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생각, 싫든 좋든 어느 정도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머리에 새겨도, 막상 수화기를 집어 들면 곧추세운 마음이 허무할 정도로 무너져 내렸다.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위로한답시고 ‘이 일도 하다 보면 다 적응된다’라고 말하지만, 거짓말이다. 5년째 하는 나도 도무지 적응이 안 되니 말이다. _21쪽

 

고객에 맞춰 감정을 통제하는 것이 일상이다 보니 진짜 내 마음이 어떤지는 돌아보지 못한다. 민원 고객, 진상 고객을 응대하면 어떤 식으로든 감정이 동요하기 마련인데도 드러낼 수 없다.회사는 고객에게 좋은 감정만 드러내길 바란다. 이곳에서 나는 마음이 없는 돌멩이라고 생각해보지만, 나를 인격체로 대우하지
않는 고객 앞에서 상처받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마음이 텅 빈 듯 헛헛하다. 감정 조절이 몸에 배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감정을 쏟는 일처럼 느껴진다. 점점 무기력해지고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에 노력하고 싶지 않다. 그러다 보면 진짜 병을 얻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지만,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상담원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콜센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걸까. _35쪽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는 걸까. 우선 기업에서 악성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잘못됐다. 콜센터는 일이 커져서 본사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고, 본사는 콜센터 내에서 조용히 처리되길 원한다. 최대한 상담원이 진상을 막아내다가 도저히 감당 안 되는 고객을 만나면 본사나 콜센터에서 대충 원하는 바를 들어주고 끝내버린다. 비상식적인 고객과 싸우며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것보다, 적은 금액으로 보상을 하고 조용히 시키는 편이 낫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대응은 잠재적인 진상을 더 키울 뿐이다. 진상의 힘으로 승리를 경험한 자는 더 큰 진상으로 돌아오고, 그때마다 상담원은 최전선에서 총알받이가 된다. _74~75쪽

 

낫지 못한 마음에 상처가 덧씌워지는 일을 반복하면 누구나 지친다. 초심은 사라지고 딱 컴플레인이 걸리지 않을 정도의 의무적인 친절만 유지한다. 상담 중에 내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고객과 감정싸움을 할 수는 없으니까. 따박따박 말대꾸를 해서 고객을 무안하게 만들면 잠깐의 승리감을 맛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간단히 끝날 통화가 길어지고, 민원으로까지 번진다. 그러면 관리자에게 문책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건 나다. 자존심은 잠시 내려놓고, 최대한 고객에게 친절히 응대하며 상담을 수월하게 끌고 나가는 게 내가 터득한 업무 스킬이다._136쪽

 

콜센터를 다니며 가벼운 우울증을 앓았던 시기도 있었고, 무기력증은 지금도 겪고 있다. 그나마 다행은 갑갑한 상황 속에서도 ‘진짜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의 내 꿈은 무엇인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나는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민감한 성격을 지녔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그 반대에는 풍부한 감수성과 이해심이 가득한 나를.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니 길이 보였다. 차분하게 내 생각을 글로 옮기고,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소질, 거기에 예민하고 풍부한 감수성을 더하면 괜찮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로 다짐했다._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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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평을 남겨주신 30분께 도서<콜센터 상담원, 주운 씨>를 선물로 드립니다.

작성 기간 : 2020.02.24 ~ 2020.03.25 당첨자 발표 : 202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