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에 대하여

매거진 는 제이오에이치의 관점으로 찾아낸 전 세계의 균형 잡힌 브랜드를 매월 하나씩 소개하는 광고 없는 월간지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브랜드 관계자부터 브랜드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싶어 하는 이들까지, 브랜드에 관심을 가진 모두를 위해 만드는 진지하지만 읽기 쉬운 잡지입니다.


■ 저자 소개

2011년 4월 창립한 제이오에이치는 NHN에서 크리에이티브 마케팅·디자인(CMD) 본부장을 역임한 조수용 대표가 만든 크리에이티브 컴퍼니입니다. 조수용 대표는 한국의 구글로 불릴만큼 국내외로부터 큰 찬사와 관심을 받은 NHN 분당 사옥의 탄생을 총괄 디렉팅하고 이를 단행본 <그린팩토리>로 펴내 출판계에서도 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인 제이오에이치는 조수용 대표의 경험을 살려 건축 디자인부터 브랜드 컨설팅, 인테리어, 식음 서비스, 제품 디자인, 미디어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거진 는 제이오에이치가 세상에 선보인 첫번째 결과물입니다.


■ 이슈 소개

쉰다섯 번째 매거진 입니다.

첫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 이슈인 라미부터 지난 54호 마르지엘라까지 근 5년간 매거진 의 에디터로 일하며 크고 작은 기사를 기획하고 써왔지만 팀을 대표해 한 호의 시작을 알리는 일은 사뭇 새로운 감회를 불러오는 듯 합니다.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쓰는 순간이 약간의 긴장과 숙연함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요. 저라는 개인에게, 그리고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변화지만, 돌이켜보면 매거진 는 매달 이런 변화를 감행해왔습니다. 특정 시기에 맞춰 콘텐츠 구성과 레이아웃에 대한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해 알리기보다는 매호마다 해당 브랜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리고 바라본 것을 ‘어떻게 색다른 흐름으로 담을 것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왔고 그 고민이 조금씩 매거진 를 지금의 방향으로 움직여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향이 조금 더 나은 진전이길 바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고민에, 그리고 변화에 게을러지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요.

이번에 소개할 브랜드는 2015년 6월 시작한 애플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입니다. 애플뮤직은 사용자의 관점에 따라 작게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크게는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대상입니다. 휴대형 음악 재생기기인 아이팟부터 디지털 음원을 구매·보관하는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 등 애플의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꾸준히 써왔던 사용자라면 ‘애플뮤직’이라는 서비스명이 비단 스트리밍이라는 기술적 정의에 머물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애플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봐도 애플뮤직은 음악이라는 큰 카테고리 아래 아이튠즈, 아이팟 그리고 헤드폰 등의 관련 액세서리와 동등한 층위로 정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게다가 아이폰에 기본으로 내장된 애플뮤직 앱은 애플뮤직의 로고로 서비스 자체를 강조하는 대신 음표 아이콘에 ‘음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닙니다. 애플에 관해 다룬 여러 저서에 따르면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비틀즈나 밥 딜런과 같은 음악가들을 통해 창조의 과정에서 필요한 영감을 얻었는데, 그와 같은 영감은 애플의 제품과 서비스, 광고 등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하드웨어로 본다면, 음악은 애플에 있어 영혼과도 같았던 것이죠.

애플뮤직은 그와 같은 애플의 여정에서 탄생한 음악적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결실을 완성형으로 보는 데는 이견도 있을 겁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음악 산업 내에서 그에 맞게 개선 작업을 거치는 ‘진행형 서비스’라 해도 과언은 아니죠. 단순 스트리밍이라는 기능적 측면에서 애플뮤직을 바라본다면, 시장에 먼저 진출해 있던 경쟁 업체들과 비교해 특출난 ‘스펙’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유 곡수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면에서 엇비슷한 평가를 받거나 뒤지기도 하죠. 하지만 애플뮤직을 제품이 아닌 생태계 차원으로 바라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애플이 지금까지 선보인 유무형의 제품이 그래왔듯 애플뮤직은 사용자를 향한 일방향의 서비스가 아닙니다. 그 말은 곧, 음악을 듣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모두에게 이로운 순환적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인데요. 대표적으로 애플뮤직에 내장된 24시간 라디오 스테이션 비츠원에는 퍼렐 윌리엄스나 드레이크
등의 트렌디한 팝스타, 혹은 피아니스트 칠리 곤잘레스와 같은 실험적 음악가가 직접 DJ로 나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포진해 있습니다. 뮤지션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새 앨범에 대한 독점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몸담은 장르 신에서 발견한 신인 아티스트나 깊게 영향받은 음악을 소개합니다. 더 나아가 애플뮤직에 소속된 에디터와 손잡고 비디오 클립을 만들거나 공연을 벌이기도 하죠. 여느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르게 유료 정책을 고집하는 것 또한 뮤지션들을 신나게 만드는 일입니다. 창작자들이 애플이 만든 생태계를 자신들의 놀이터처럼 여기고, 기꺼이 여러 가지 일을 벌리며 그에 맞는 합당한 대접을 받는 것. 애플뮤직의 강점은 정교한 알고리듬이 아닌,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애플이 그 다채로운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매 시즌 신제품을 팔아 치우려는 전자기기 브랜드로 인식되지 않는 것은, 그들이 좋아하고 즐기는 무언가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표현한 것이 곧 그들의 제품이 되기 때문일텐데요. 애플뮤직, 애플의 음악은 가장 최근에 선보인 애플의 서비스임과 동시에 현재 애플이란 브랜드를 있게 한 씨앗일 것입니다. 모든 것의 출발이기도 한 봄, 스스로의 영혼을 충만하게 하는 씨앗이 무엇일지 다시금 곱씹게 되는 계절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장 박은성


■ 목차

02 Intro

08 Editor’s Letter

12 Keynote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살펴본 애플뮤직의 론칭 배경

18 Manual
애플뮤직 사용 설명서

22 Comments by Artists
뮤지션이 말하는 애플뮤직

24 Opinion
뮤지션 타블로

28 Connection
애플뮤직과 관계를 맺은 뮤지션과 그들을 통해 살펴본 애플뮤직의 전략

38 DJ
음악 산업 흐름의 주요한 열쇠를 쥔 DJ

54 Comments by Users
유저가 말하는 애플뮤직

56 Opinion
꼴레뜨 뮤직 큐레이터 클레망 바셰

60 Listener
유저의 삶에 스며든 애플뮤직

68 Curation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한 5개 브랜드가 음악을 사용하는 방식

78 Comments by the Media
미디어가 평가하는 애플뮤직

80 Insider
인하우스 음악 전문가와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쌓은 애플뮤직의 역량

84 Instrument
청취자 태도를 반영한 애플의 하드웨어와 연동 서비스

94 Critic
인터넷 음악 서비스 등장 이전과 이후의 키맨

106 Brand Story
애플뮤직의 탄생 스토리

114 Market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쟁자

116 Controversy
애플뮤직을 둘러싼 분쟁과 해프닝

118 Signal
게임 체인저로서 역할을 한 애플의 광고 음악


122 Steve Jobs
스티브 잡스와 음악


126 Core
핵심 동력 4인의 인터뷰에서 발췌한 애플뮤직의 비전


128 Figures
애플뮤직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치

130 Ou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