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8
당신의 삶엔 휴식이 있나요?

EDITOR’S LETTER

​​잡지사의 마감은 참 빠르게도 돌아옵니다. 지난달 마감이 끝나고 쉰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어느새 또 이번 달 마감을 하고 있네요. 매달 이렇게 쳇바퀴 돌 듯 잡지를 만들다 보면,
휴식이 간절해지곤 합니다. 물론, 잡지가 발행된 후 잠깐 쉬는 시기도 있지만, 가끔은
일정상의 이유로 다음 호 준비를 바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도 이런 패턴이 어느 정도 몸에 익어 몇 달은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달리다 보면 꼭 한 번씩 문제가 생기곤 하죠. 일의 능률이 급격히
떨어진다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져 실수를 하게 된다거나, 혹은 크게 한 번 아프다거나….
특히 매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재충전의 시간 없이 계속적으로
쏟아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난해부터 1년에 한 번 공식적인 휴식기를 가지기로 했습니다.
7월 초에 7, 8월 합본호를 발행하고, 8월호를 준비하지 않는 7월에는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이죠(컨셉진은 1년에 열한 번 발행됩니다). 컨셉진 팀원들에게는
약 2주간의 휴가가 주어지는데, 해외 여행을 다녀오거나 교회 수련회에 참석하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동안의 것을 비워내는, 그리고
다시 채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죠.

저는 컨셉진 외에 맡고 있는 업무들이 있어 2주 정도까지는 못 쉬겠지만,
단 일주일만이라도 쉬어 가려고 합니다(사실 지난해에는 사무실 에 남아 쉬지
않고 일을 했거든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주일이 주어진다고 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그 여백을 채울지 상상해봤습니다. 제주도의 한적한 마을,
조용한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며 그 어느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누리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일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고 싶을 땐 자고,
먹고 싶을 땐 먹고, 걷고 싶을 땐 걷는… 그런 모습이요. 상상만으로도 벌써
여유로워지는 기분이 듭니다.

여러 가지 여건상 실제로 이 휴가를 누릴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쉼은 꼭 가지려 합니다. 저를 위해서, 그리고 컨셉진의 좋은
콘텐츠를 위해서 말이죠. 여백의 시간을 잘 누린 뒤, 더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9월호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독자 여러분도
비움과 채움의 시간을 적절히 누리시길 바랍니다.


편집장 김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