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 Magazine / 2018 November 지역마다 크고 작은 도서관이 있지만 네 살 미만 아이를 둔 부모라면 도서관에 가는 게 꺼려진다. 아이가 도서관에서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책을 제대로 보고 올 수나 있을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런 이유로 그동안 아이와 도서관에 별로 다니지 못했다. 다섯 살이 되던 올해 아이 손을 잡고 유치원이 끝나면 도서관을 가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어린이실 입구에 귀여운 그림을 보고는 여기가 키즈카페인지 도서관인지 구분을 못 하고 뛰는 바람에 진땀을 뺐다. 포기하지 않고 아이에게 도서관 에티켓을 여러 번 반복해서 알려 줬다. 아이가 도서관에 적응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뛰거나 책꽂이를 암벽타기 하듯이 올라타는 행동이 점차 사라진 건 스스로 책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였다. 수많은 책 중에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골라오기 시작했고, 나는 책을 골라온 아이를 크게 칭찬해 줬다. “이렇게 멋진 책을 발견했어? 엄마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던데.”라며 책을 고르는 일에 대해 칭찬을 해줬더니 굉장히 뿌듯해했다. 사실 그 책들이 모두 다 좋진 않았다. 말도 안 되는 글밥이라거나 지금 시기에 볼 내용이 아닌 경우도 있었고, 정말 재미난 책도 있었다.
나는 아이가 고른 책 중에 도서관에서 읽고 다시 제자리에 꽂아 놓을 책과 빌려 갈 책을 구분했다. 우리는 그전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에 대해 아는 것도 많아졌다. 그렇게 아이와 나는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을 제법 즐기게 되었다. 주변에 많은 도서관이 있지만 막상 이용하는 아이들은 적다. 도서관의 문턱이 좀 더 낮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설이 크고 멋진 도서관도 좋지만 집에서 가까워 아이랑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작은 도서관도 괜찮다.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도서관을 찾아보자.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그림책이 쉼이자 놀이가 되며 삶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