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미술관에서 다시세운 프로젝트까지
용감하고 독창적인 메타의 30년

소장품 한 점 없이 시작해 이제는 양구의 심볼이 된 박수근미술관, 작곡가 윤이상과 통영국제음악제를 통영의 브랜드로 각인한 통영국제음악당, 도시 속 공공 영역의 의미를 재구성한 마로니에공원과 언더스탠드에비뉴, 그리고 산업을 부활시킴으로써 지역과 공동체의 복원을 꿈꾸는 전대 미문의 재생 프로젝트, 다시세운까지. 메타(METAA)라는 이름을 몰라도 우리는 이미 메타가 기획한 도시 정책·건축·문화 공간·예술 프로젝트와 일상을 맞대고 있습니다.

METAA30은 1989년 ‘예술과 건축을 통한 점진적 진화(Metabolic Evolution Through Art and Architecture)’를 조직의 이름이자 사명으로 내걸고 시작해 어느덧 창립 30주년을 맞은 ‘용감하고 독창적인 조직’ 메타가 지나온 시간을 아카이빙한 매거진입니다. 메타의 오랜 벗이자 세계적인 도시 전문가인 찰스 랜드리가 지적했듯, 한결 같은 통찰력으로 30년 넘게 이 시대의 시급한 현안을 파악해온 조직은 존중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문화와 공간, 도시와 건축의 이상, 이상의 더 나은 실현을 꿈꾸며 이어온 메타의 1만 일을 담았습니다.

작지만 강한 조직이 세월을 헤쳐온 비결
궁금한 이야기, 메타

메타는 희한한 조직입니다. 30년 된 기업이라면 으레 가질 법한 딱딱함이 없습니다. 대표부터 인턴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반바지에 후드티, 샌들 차림으로 일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업무 환경은 흡사 IT 스타트업 사무실을 방불케 합니다. 입사 면접은 능력을 ‘검증’하는 데 치중하기보다 일과 삶에서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도시와 문화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서로 묻고 답하는 ‘토론’의 형식을 취합니다. 작은 기업답지 않게 초창기부터 함께해온 장기근속자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20세기와 21세기가 메타에서는 불화하지 않고 자연스레 뒤섞입니다.

숱한 프로젝트로 단련된 자타공인 ‘일 잘하는 기업’이지만, 일을 할 때 가장 바탕에 두는 원칙은 이 사회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감입니다. 때때로 메타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순순히 따르지 않습니다. 30년간 쌓인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클라이언트를 설득해 메타가 믿는 방향으로 이끕니다. 회사의 방향을 결정할 때에는 20년 차 이상 본부장부터 2년 차 이하 신입 사원까지 모두 머리를 맞댑니다. 그 결정적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메타가 만들어졌습니다. 문화 기획과 컨설팅, 건축을 주축으로 시작한 메타는 이제 문화·공간·도시 등 여러 주제가 교차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예사롭지 않은 조직이 걸어온 30년 여정을 제주를 기반으로 한 로컬 콘텐츠 크리에이터 기업 콘텐츠그룹 재주상회가 추적했습니다. 작지만 강한 기업, 메타가 짧지 않은 세월을 씩씩하게 헤쳐 온 비결을 엿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