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2



해럴드 C. 숀버그 지음

김원일 옮김


530쪽 / 134X210 / 23,000원

9791190555333 04670 / 클





베르디, 바그너, 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그리그, 푸치니, 슈트라우스 등

국민주의와 오페라의 거인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그들의 흥미로운 생애와 음악사




클래식 음악의 역사와 흐름을 작곡가를 중심으로 풀어낸 고전이다. 바로크 시대 몬테베르디에서 시작해 바흐,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쇼팽 등을 거쳐 20세기 미니멀리즘에 이르는 음악사의 계보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다. 저자 해럴드 C. 숀버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평론가로 평가 받았으며,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음악이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뿐 아니라 작곡가들의 면면과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 시대적 배경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이 책에서는 그의 풍부한 전문 지식과 평론가로서의 날카로운 시각이 돋보인다.

소나타와 교향곡의 시대를 다룬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드디어 오페라 작곡가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극음악을 다루는 만큼 작곡가뿐 아니라 출중한 대본가, 성악의 영웅, 홍보와 기획의 명수 등 오페라를 둘러싸고 다양한 이들이 쏟아내는 일화가 즐비하다. 특히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생애, 개인적 좌절과 대중적 성공 속에 담긴 인간적 면모를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삶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숀버그의 대표작인 이 책은 방대한 분량에도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 음악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도 충분하다. 위대한 피아니스트들과 피아노 연주의 역사를 소개하는 숀버그의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도 출간될 예정이다.




단숨에 읽는 작곡가 중심의 새로운 음악사

숀버그는 작곡가와 그의 예술 세계를 연대기순으로 추적하면서, 위대한 작곡가들의 생애를 중심으로 음악사 전반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냈다. 소나타와 교향곡의 시대를 다룬 1권에 이어서 2권은 오페라 작곡가 이야기로 시작한다. 위대한 성악의 시대를 이끈 벨칸토 오페라를 시작으로 역사상 최초의 ‘블록버스터’ 그랜드 오페라, 베르디의 멜로드라마, 바그너 악극을 섭렵한 저자는 동시대 순수음악으로 눈을 돌린다. 고전주의 횃불의 수호자 브람스, 음악의 오락적 기능을 극대화한 작곡가들, 러시아 5인조와 드보르자크를 비롯한 유럽의 국민주의 작곡가들, ‘잠자는 에로티시즘’을 품은 프랑스 음악을 거쳐 ‘멜로디의 구름 위를 걸었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와 ‘충격’의 대명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은 총 세 권으로 구성되었으며, 3권에서는 거대 오케스트라와 조성이 파괴되는 후기낭만주의, 인상주의, 음렬주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면을 새롭게 조명

이 책은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특별한 안내서이기도 하다.

로시니는 후배 작곡가에게 오페라 개막 공연 당일 저녁까지 음악을 쓰지 말고 기다리라며 이렇게 조언한다. “닥쳤을 때만큼 영감이 잘 떠오를 때가 없거든.” 낙천적이고 호방한 그의 음악과 쏙 닮은 말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는 리허설 일화로 유명하다. “리허설이 진행될 때는 무대 주변에서 일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직원들, 시공 담당, 미술 담당, 기계 담당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귀로 밀려오는 음악에 감동하여 일손을 놓고 무대를 향해 우두커니 서서 입을 벌리고 바라볼 뿐이었다.” 빚에 허덕이고, 채권자에게 쫓기고, 실패한 혁명 때문에 도피하고, 수많은 적을 만들면서도 끝끝내 <반지> 사이클을 완성하고 바이로이트 축제를 실현하는 바그너의 여정을 이야기하며, “음악 역사상, 아니 인류 역사상 바그너처럼 소명의식이 강했던 사람도 없었을 것”이라고 숀버그는 말한다. 왈츠로 빈 사람들의 다리를 밤새도록 가만두지 않았던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 지휘대 위에서 캉캉을 추던 파리의 오펜바흐, 런던에 자신의 풍자극 전용 오페라 극장을 지을 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린 설리번 등 위대한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작곡가라는 사람으로 그의 음악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저자의 신념과도 닿아 있으며, 작곡가들 자신과 그들 작품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한층 더한다.



음악 분야 최초의 퓰리처상 평론 부문 수상

『뉴욕타임스』의 전 수석음악평론가이자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평론가 중 한 명으로 불리는 해럴드 C. 숀버그는 자신만의 신랄하면서도 명료한 문체로 비평의 기준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에 미친 영향과 공로를 인정받아 1971년에는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했다. 1970년 초판을 출간한 이 책은 그의 대표작으로,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인 1997년에 개정3판을 출간해 현대 음악사의 흐름까지 짚어줄 수 있는 작곡가들과 내용을 추가했다. 음악사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한 내용을 쉽고 흡인력 있게 풀어낸 이 책은 그가 서문에서 밝힌 ‘지성적이고 음악을 좋아하는 비전문가 독자’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와 호기심에도 부합한다.

음악사에서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로 호명되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와 피아노 연주의 역사를 소개하는 숀버그의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도 출간될 예정이다.






차례


15 노래하라, 노래하라, 더 노래하라!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

16 스펙터클하게, 스펙터클하게, 더 스펙터클하게!

마이어베어, 케루비니, 오베르

17 이탈리아의 거인

주세페 베르디

18 독일의 거인

리하르트 바그너

19 고전주의 횃불의 수호자

요하네스 브람스

20 리트의 대가

후고 볼프

21 왈츠, 캉캉, 풍자

슈트라우스, 오펜바흐, 설리번

22 파우스트와 프랑스 오페라

구노에서 생상스까지

23 러시아 국민주의와 강력한 5인조

글린카에서 림스키코르사코프까지

24 감정의 폭포수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25 보헤미아에서 스페인까지

유럽의 국민주의 작곡가들

26 반음계와 감수성

프랑크에서 포레까지

27 명심해라. 오페라만 써야 한다.

자코모 푸치니

28 낭만주의의 마지막 포효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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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베르디는 일부 평론가들의 비난에 개의치 않았다. 그는 평단의 의견에 정말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작품의 성패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그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가면무도회>에 대한 평단의 공격에 자네가 대응한 건 잘못이야. 나처럼 하게. 최대한 평론을 읽지 말고, 그들이 하고 싶은 노래를 하도록 내버려두는 거야… 중요한 질문은 이거야. 좋은 오페라인가, 아닌가. 작품이 좋지만 그들이 편견이나 다른 이유 때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놔두게. 그걸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게나.” ―‘주세페 베르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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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그는 타협을 모르는 음악가였다. 동시에, 타협을 모르는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는 남에게 상처를 잘 주고, 거칠고, 극도로 예민했으며, 냉소적이고, 쉽게 발끈했다. 반면에 너그럽고 관대한 측면도 있었다. 마음에 드는 작곡가(이를테면, 드보르자크나 그리그)가 눈에 띄면 세상 끝까지라도 달려가 도왔다. 하지만 브람스의 마음을 움직인 동시대 작곡가는 극소수였다. 리스트나 바그너는 그에게 외계인이나 다름없었고, 브루크너, 말러, 차이코프스키, 베르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도 그에게는 대단치 않았다. 브람스는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를 동시대 작곡가 중 가장 좋아했던 것으로 보인다. ―‘요하네스 브람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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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국민주의란 작곡가가 조국의 민속음악을 의식적으로 악곡에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교향곡이나 오페라 등 대규모 음악 형식에서도 구현되었다. 이를테면, 바그너는 누구보다 ‘게르만 사람’이었지만, 독일 민속음악을 끌어 쓰지 않았기에 국민주의 작곡가라 할 수 없다. 또 단순히 민속음악의 요소를 빌려 쓴 작품을 한두 개 남겼다고 해서 국민주의 작곡가는 아니다. 이를테면, 브람스는 <독일 민속 노래>라는 모음곡을 썼지만, 그를 국민주의 작곡가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 음악의 국민주의란 단순히 표면에 덧칠한 민속적 풍모가 아니라, 그 나라 고유의 노래, 춤, 종교음악에 담긴 국민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말한다. 진정한 국민주의 작곡가는 민요 가락을 직접 따올 필요도 없다. 그들 자신이 이미 그러한 정서에 푹 젖어 있기에, 그들이 작곡한 음악도 자연스럽게, 또 매우 구체적으로 그들의 조국을 떠올리게 한다. 국민주의 작곡가에게 ‘민속 정서’란 그들이 들이마시척� 공가, 매일 먹는 음식,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처럼 그들의 정신 및 청각 작용에 실제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글린카에서 림스키코르사코프까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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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자크는 상냥하고 헌신적인 스승이었다. 그는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주변 세상을 잊었다. 한 제자가 일화를 기록했다. 어느 날 드보르자크와 제자들이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보르자크는 비가 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자신이 미국에서 겪은 일들을 신나게 늘어놓았다. 다들 빗물이 옷 속으로 스며들어 피부를 적실 때쯤이 되자 드보르자크는 갑자기 말을 중단하더니 그제야 모자챙에서 빗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알아챘다. “자, 얘들아, 얼른 집으로 뛰어가렴. 갑자기 비가 오는구나.” ―‘유럽의 국민주의 작곡가들’ 중에서




지은이 해럴드 C. 숀버그 Harold C. Schonberg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브루클린대학교와 뉴욕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다. 『뉴욕타임스』에서 30여 년을 일했으며, 1960~1980년에는 수석음악평론가로 재임했다. 1971년에는 음악 분야 최초로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삶』 등 여러 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2003년에 87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옮긴이 박유진

경희대학교에서 경제학과 호텔관광학을 공부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후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1984』 『아무래도 하노이』 등이 있다.